양자컴 주가는 이미 버블인가?
하루아침에 양자컴 주식들이 반토막 났다. 한국인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아이온큐를 포함해 리게티, 퀀텀컴퓨팅, 아이온큐, 실스크, 디웨이브 등 예외는 없었다.
범인은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. 아무리 영향력이 큰 인물이지만, 한 사람의 연설로 섹터가 무너질 정도로 양자컴 주가는 이미 버블이었던 것일까.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, 젠슨황 주장의 반대 입장에 설 아이온큐와 구글의 입장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.
1. 젠슨 황의 타노스 급 한 마디
모두 잘 알듯이 이번 사태의 원인은 2025년 1월 8일 CES 행사장에 있었다.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젠슨 황 한 마디에 리게티, 퀀텀컴퓨팅, 아이온큐, 실스크, 디웨이브 등 양자컴퓨터 주식들이 순식간에 반토막 났다. 대체 젠슨 황이 뭐라고 했길래 이 사달이 났을까.
“만약 15년 안에 양자컴퓨터가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아마도 이른 축에 속할 것이다. 30년 안이라면 아마도 늦은 편이 될 것이고, 20년을 선택한다면 우리가 믿을 만한 정도가 될 것이다”
쉽게 말해 15년 내에 양자컴퓨터가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말이다. 하지만, 젠슨 황은 미래에서 온 예언자가 아니다. 그는 주주의 이익을 최대 가치로 여기는 한 기업의 CEO일 뿐이다. 그의 CES 연설은 단순한 의견 피력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적 피칭이다. 양자 컴퓨터 투자자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패닉에서 빠져나와 중심을 잡아봐야 할 때다.
2. 입을 연 아이온큐 공동 창업자
젠슨 황의 CES연설이 끝나고 이틀 후 아이온큐의 공동창업자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입을 열었다. 하지만, 그의 말은 젠슨 황의 말처럼 시장이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듯하다.
"젠슨 황 발언의 의미는 30년 뒤에 엔비디아 같은 양자컴퓨팅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.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(GPU)를 1990년대에 만든 뒤 인공지능(AI)에 활용되기까지 30년이 걸렸다. 그의 말은 30년 뒤에 시총 3조 달러 양자컴퓨팅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."
하지만, 그의 말은 엔비디아 젠슨 황의 말처럼 시장이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 듯 하다. 심지어 젠슨 황의 의견을 반박하거나 앞당긴 일정을 예상해주지도 않았다. 단지 20-30년 후에는 양자 컴퓨터를 모든 개인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을 뿐.
이쯤에서 지난해 12월 구글의 양자컴퓨터 관련 발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.
3. 정말 30년이 걸릴까? 구글은 이미 답했다.
구글은 지난해 12월, 차세대 양자컴퓨팅 칩 '윌로우'를 공개했다. 초콜릿 한 조각 크기의 이 칩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우주의 나이보다 긴 10셉틸리온년(우주 나이 138억 년의 약 72조 배)이 걸리는 연산을 단 5분 만에 처리하는 혁신적 성능을 선보였다. 정말 놀랍지 않은가?
윌로우 칩의 발표와 함께 보스턴컨설팅그룹(BCG)은 앞으로 펼쳐질 양자 시대의 기간을 예측했다.
- 1단계(현재부터 2030년)
: 노이즈가 있는 중규모 양자컴퓨터(NISQ) 시대로 제한적 상용화가 시작 - 2단계(2030년부터 2040년)
: 기존 컴퓨터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이며 시장 규모가 900억~1700억 달러로 성장 - 3단계(2040년 이후)
: 오류 보정이 완벽해진 전면적 상용화가 실현
제한적 상용화는 이미 5년 뒤로 바짝 다가왔다. 전면적 상용화 역시 15년이면 가능하다. BCG의 예상이 틀릴 수 있다. 그리고, 젠슨 황의 예상 역시 틀릴 수 있다. 그 누구도 정확한 시기를 모른다는 것만 사실이다.
하지만, AI를 넘어 양자컴퓨터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. 그리고, 기술 발전의 속도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 역시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. 큰 기회가 다가오는 만큼 분별력 있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.